밥을 먹고 나면
명치 부근이 조이는 것처럼 아픕니다.
뭔가 막힌 듯 불쾌하고,
속이 편하지 않은 상태가 한참 이어집니다.
내시경을 해보면 만성 위염이라고 합니다.
약을 먹으면 좀 나아지다가 또 반복됩니다.
위 점막에 염증이 자리잡으면
음식을 먹을 때마다 같은 자극이 통증으로 느껴집니다.
왜 식후에 이런 증상이 반복되는지,
그 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위 점막이 손상되면 생기는 일
위 점막은 두꺼운 점액층으로 덮여 있습니다.
이 층이 위산으로부터 점막 세포를 보호합니다.
만성 위염은 이 방어층이 약해진 상태입니다.
점막 표면에 염증 세포가 모이고,
염증 물질이 분비됩니다.
점액 분비가 줄고, 세포 재생도 느려집니다.
이 상태에서 음식이 들어오면 문제가 시작됩니다.
음식 자극에 위산이 나오는데,
보호막이 얇아진 점막에는
이 산이 직접적인 자극이 됩니다.
위가 음식을 섞고 내려보내려고 수축할 때,
염증이 있는 부위가 자극받습니다.
조이는 듯한 통증이 여기서 옵니다.
식후에 특히 증상이 심한 이유입니다.
점막 아래 혈류가 중요한 이유
위 점막이 건강하려면 혈액 공급이 충분해야 합니다.
점막 아래를 지나는 미세혈관들이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점액 분비에 필요한 물질을 전달합니다.
손상된 세포를 새 세포로 교체하는 데도
혈류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염증이 있으면 이 혈류가 줄어듭니다.
염증 물질이 미세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 흐름이 나빠집니다.
혈류가 줄면 점액 분비가 감소합니다.
세포 재생 속도도 느려집니다.
방어 기전이 더 약해지는 겁니다.
약해진 점막에 또 자극이 가해지고,
염증이 지속됩니다.
여기에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상황이 악화됩니다.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위 혈류가 더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염증과 혈류, 점막 방어가 서로 물고 물리는 구조
만성 위염이 잘 낫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염증이 있으면 혈류가 줄고,
혈류가 줄면 점막 방어력이 떨어지고,
방어력이 떨어지면
같은 자극에도 염증이 더 심해집니다.
세 요소가 서로를 악화시키는 구조입니다.
제산제를 먹으면 위산 자극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점막 혈류가 개선되거나
염증 물질이 줄어드는 건 아닙니다.
위장운동촉진제는 위 운동을 자극합니다.
하지만 염증이 있는 상태에서
운동만 강화하면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잠시 줄어들어도
구조가 그대로면 반복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확 올라오는 것도
이 구조 때문입니다.
자율신경이 흔들리면 위 혈류가 바로 영향을 받고,
점막 방어가 무너지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점막 환경이 회복되면 같은 음식도 다르게 느껴진다
만성 위염 증상이 반복되는 건
단순히 위산이 많아서가 아닙니다.
점막의 염증 상태, 점막 아래 혈류 상태,
점막 방어층의 두께.
이 세 가지가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같은 음식을 먹어도 반응이 달라집니다.
점막 환경 자체가 회복되면
예전에 불편했던 음식도 괜찮아집니다.
염증 물질 분비가 줄고,
미세혈관 흐름이 좋아지고,
점액층이 두꺼워지면
위산 자극을 견딜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이 여유가 없으면
아무리 조심해도 자극에 취약한 상태가 유지됩니다.
식후에 명치가 조이고 불쾌한 증상이
오래 반복된다면,
단순히 뭘 먹느냐보다
위 점막이 어떤 상태인지를 먼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점막의 염증이 가라앉고, 혈류가 돌고,
방어층이 회복되는 과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증상도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