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똑같이 먹는데 살이 찐다.
오히려 덜 먹는 것 같은데도
체중계 숫자는 올라간다.
갱년기를 겪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입니다.
의지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건 몸의 대사 시스템 자체가 달라진 결과입니다.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서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인슐린 반응도 달라집니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몸이 처리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는 거죠.
왜 갱년기에 유독 체중 관리가 어려운지,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소비되던 에너지가 줄었다
기초대사량이라는 게 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어도
심장이 뛰고, 체온이 유지되고, 세포가 활동합니다.
이런 기본적인 생명 유지 활동에 쓰이는 에너지가
기초대사량입니다.
젊을 때는 이 수치가 높습니다.
그래서 좀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안 쪘죠.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이 수치가 떨어진다는 겁니다.
갱년기에는 특히 급격하게 낮아집니다.
에스트로겐이 근육량 유지에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에스트로겐이 줄면
근육이 빠지기 쉬워집니다.
근육은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조직인데,
이게 줄어드니까
하루 종일 태우는 칼로리가 확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하루에 1,500칼로리를 기본으로 소비했다면,
갱년기 이후에는
1,200칼로리밖에 소비하지 못하게 됩니다.
똑같이 1,500칼로리를 먹으면,
남는 300칼로리는 어디로 갈까요?
지방으로 저장됩니다.
인슐린이 예전처럼 일하지 않는다
기초대사량 저하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입니다.
인슐린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입니다.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올라가고,
인슐린이 분비되어
이 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줍니다.
세포는 이 당을 에너지로 씁니다.
그런데 에스트로겐이 줄면
세포가 인슐린에 둔감해집니다.
인슐린이 문을 두드려도
세포가 잘 안 열어주는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혈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남아돕니다.
몸은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더 많이 분비합니다.
문제는 인슐린이
지방 저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인슐린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먹은 음식이 에너지로 쓰이기보다
지방으로 저장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특히 복부 내장지방 형태로
쌓이기 쉬워집니다.
다이어트를 해도 효과가 없는 이유
갱년기 체중 증가를 경험하면
대부분 먹는 양을 줄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몇 주 지나면 체중 감량이 멈추고,
조금만 원래대로 먹으면 금방 다시 늘어납니다.
칼로리를 급격히 줄이면
몸은 근육을 먼저 분해합니다.
에너지가 부족하면
몸은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근육부터 줄입니다.
지방은 비상시 에너지원이라
최대한 아끼려 합니다.
근육이 빠지면 기초대사량은 더 떨어집니다.
처음보다 더 적은 칼로리만 먹어도
살이 찌는 몸이 됩니다.
여기에 인슐린 저항성 문제가
그대로 남아있다면,
조금만 먹어도 지방으로 저장되는 비율이
높은 상태가 유지됩니다.
내장지방이 늘면 염증 물질이 분비됩니다.
이 염증 물질이
인슐린 저항성을 더 악화시킵니다.
식이조절만으로는
이 고리를 끊기가 어렵습니다.
체중계 숫자보다 중요한 것
갱년기 체중 증가는
단순히 많이 먹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에스트로겐 감소 →
기초대사량 저하 →
인슐린 저항성 증가 →
내장지방 축적.
이 흐름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몸의 에너지 처리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겁니다.
식사량을 줄이면
일시적으로 체중이 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육까지 함께 빠지면
대사량은 더 떨어지고,
인슐린 저항성은 그대로 남아서,
결국 원래대로 돌아가기 쉽습니다.
체중계 숫자만 보기보다는
근육량이 유지되고 있는지,
복부 둘레는 어떤지,
혈당 수치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몸이 달라졌다면,
접근 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